삼성전자 주가가 오늘 장중 19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차트를 보는 순간 저도 손이 먼저 움직이려 했지만, 내일 발표될 1분기 잠정 실적을 앞두고 지금이 진짜 시동인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 같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대감이 먼저 주가에 녹아드는 자리에서 실제 숫자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된다는 걸, 저는 몇 번의 쓴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 왜 40조 원이 거론되나
시장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40조~45조 원 수준입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0조 1,000억 원이었으니, 단 한 분기 만에 두 배 가까이 점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근거를 따라가다 보니 납득이 됐습니다.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입니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1분기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NAND Flash)의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각각 약 90%씩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낸드플래시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스마트폰과 SSD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저장장치입니다. 이 가격이 한 분기 만에 이 정도 올랐다는 건, 공급 조정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뜻입니다.
부문별로 나눠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에서만 37조 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 부문이 약 3조 원을 얹는 구조입니다. 전체 숫자를 DS 부문이 사실상 캐리하는 셈인데, 그만큼 이번 실적의 핵심은 반도체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HBM4 공급 본격화, 격차를 얼마나 좁혔나
반도체 부문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보는 포인트는 HBM4입니다. HBM4란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의 6세대 제품으로, AI 연산에 필수적인 초고속·대용량 메모리 반도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 GPU 옆에 붙어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번 분기에 HBM 매출 비중이 유의미하게 올라왔다면 그 격차가 실제로 좁혀졌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목은 ‘격차 좁혔다’는 뉴스 하나가 주가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삼성의 4나노 공정으로 만든 AI 칩 협력 이야기가 나오고, AMD와는 차세대 HBM4와 파운드리 협력까지 묶이면서 시장에 수급 명분이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실제 컨퍼런스 콜에서 경영진이 어떤 코멘트를 내놓는지가 중요합니다.
실적 발표 전 제가 직접 체크하려고 정리한 핵심 확인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HBM4 매출 비중과 주요 고객사 공급 계약 공시 여부
-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예상치)와 실제 발표치의 차이
-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에 대한 경영진의 직접 발언
-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 및 지분율 변화 추이
- DS 부문 이익 대비 파운드리 적자 폭 변화
파운드리 수율 개선, 이번엔 진짜일까
그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의 기대치를 계속 밑돌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을 때 실적 발표마다 ‘파운드리 적자’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철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달라진 건 GAA(Gate-All-Around) 공정의 숙련도입니다. GAA란 트랜지스터의 전류 흐름을 사방에서 제어하는 새로운 구조로, 기존 FinFET 방식보다 누설 전류를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인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했지만 초기에는 수율(양품 비율)이 좋지 않아 고객사 이탈로 이어졌었는데, 2나노 공정에서 이 수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적자 폭이 줄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즉 기업 가치 평가 자체가 다시 이뤄지는 계기가 됩니다.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현재 주가가 실제 가치 대비 싸거나 비싼지를 평가하는 기준점으로, 목표주가 설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만년 저평가’라는 말을 들어온 이유 중 하나가 파운드리 부문의 지속적인 적자였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개선은 장기 투자자에게 가장 결정적인 변수입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목표가를 메리츠증권 25만 원, NH투자증권 26만 원, 한국투자증권 33만 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출처: 뉴시스). 제 경험상 이런 목표가 상향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는 이미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실제 숫자를 확인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집니다.
숫자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잠정 실적 발표는 숫자만 딱 나옵니다. 세부 내용, 즉 부문별 실적과 가이던스(Guidance)는 그 이후 발표되는 공식 실적 자료와 컨퍼런스 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가이던스란 기업이 앞으로의 실적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직접 밝히는 것으로,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실제 수치만큼, 어떤 때는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나왔을 때를 뜻하는 용어인데, 이번 1분기는 40조~45조 원 전망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가 나오려면 45조 원 이상이 나와야 한다는 뜻이고, 40조 원 초반대라면 오히려 ‘컨센서스 하회’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이 지금 19만 원 근처에서 손이 근질근질한 분들이 꼭 염두에 둬야 할 부분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와 미-중 반도체 규제 이슈는 여전히 살아있는 변수입니다. 숫자가 아무리 좋게 나와도 외부 변수 하나가 흐름을 뒤집는 경우를 저도 직접 겪어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실적 발표는 숫자 자체보다 경영진이 앞으로를 어떻게 보는지, 그 한 마디가 더 결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오전 1분기 잠정 실적이 공식 발표되면 세부 숫자를 다시 짚어볼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매수 타이밍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내일 나오는 숫자와 그 이후 컨퍼런스 콜 내용을 확인한 뒤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406_0003578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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